Neotopia협동조합이 경제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2017.08.11 03:36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하지만, 기업과 같은 형태이지만, 완전히 다른 뿌리에서 생겨나 일반 기업과는 차별화된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이 존재한다.


“협동조합”



협동조합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대략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조직 : (한국 협동조합 기본법 제 2조 1호)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 조직 : (국제 협동조합 연맹:ICA)

이용자가 소유하고 이용자가 통제하며 이용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 : (미국 농무성: USDA)





이들 정의를 살펴보면, “협동/공동”, “민주적”, “자발적” 등의 단어를 발견할 수 있다.

협동조합에 대척점에 있는 대표적인 기업형태인 “주식회사”가 궁극적으로 자본(혹은 그 자본을 투자한 주주)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공동의 목적을 (자본의 이익 혹은 다른 목적) 추구한다.


최초의 현대적인 협동조합이라고 일컬어 지는 ‘로치데일 공정 선구자협동조합(Rochdale society of equitable pioneers)’은 1843년 파업에 실패한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애초 그 기원에서 부터 영리보다는 산업혁명에 의하여 비약적으로 발전된 대기업의 압력에 대항하기 위한 일종의 자생적 방어책으로 구축되었다.


협동조합은 전 세계적으로 무시못할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전세계 GDP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조합원수는 총 8억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럽 농산품 시장의 60%와 미국 농산품 가공시장의 28%가 협동조합을 통해서 유통되는 등 몇몇 특정분야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예들들어 독일의 신용 협동조합, 영국과 스웨덴의 주택 협동조합,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노동자 협동조합 등은 해당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존재이다.






협동조합의 독특한 장점은 협동조합의 긍극적인 목적인 “상호부조”에서 파생된 것인데, 단기간의 이익보다는 장기간의 안정적 성장, 공동체의 이익 증진, 공정한 소득 분배 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구함으로써 시장의 실패를 줄이고, 경제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럽의 협동조합 은행과 북미의 신용조합은 은행시스템의 위기로 인해 잘 작동하지 않는 공황이나 경제위기시에 사회적 안전판을 수행한걸로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의 예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주요 선진국들의 협동조합이 고용안정에 큰 기여를 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에 자극받아 우리나라도 2012년 협동조합의 설립조건을 대폭적으로 완화하였다.

(협동조합 설립 조건의 변경 출자금 3억원 이상, 발기인 200명 이상 → 발기인 5인 이상, 출자금 제한 철폐)






하지만, 2012년 이전에 있던 협동조합들 (농협, 수협, 서울우유 등)에 비해 2012년 이후에 협동조합이 일반 시민들의 생활속에 충분히 녹아들었을까?


협동조합 기본법 개정이후 지금까지 11,678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국내 협동조합 증가추이


하지만, 활발한 협동조합 설립 붐에도 불구하고 국내 협동조합 중 절반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한다고 추정 될 정도로 그 활동이 미미하다.

그리고 그 만큼 각종 경제적 충격에 우리 시민들의 삶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도 변함이 없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지난 2013년 스페인의 대표적인 협동조합이며 협동조합의 교과서라고 불리우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가전 자회사인 파고르가 파산하는 일이 있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전체 자산이54조원, 자회사가 260개에 이르며 1년 매출이 22조원에 고용된 조합원의 수만 8만 4천명(2010년기준)에 달하는 대형 협동조합이고, 파고르 전자 가전부분은 조합매출의 8%를 차지하는 대표적 사업체였다. 이 사업체가 한국 등 아시아의 전자회사들과의 경쟁에 밀려 파산해 버리고 만 것이다.

파고르



단지 경쟁력의 약화가 파고르 파산의 원인이라면 협동조합계의 충격이 크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파고르의 파산 이면에는 경쟁을 위해 그들 스스로의 가치를 저버린 것이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파고르 가전 부문 종사자 5600여 명 중 조합원은 2000명에 불과했고 그들은 대부분 스페인 본사 직원이였다. 3600명이 근무하는 해외 공장에서는 몬드라곤 식의 협동조합 경영 방식이 도입되지 않았으며, 파고르의 해외 사업장은 일반영리기업과 다를바 없이 행동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협동조합이 그들의 설립목적을 저버렸을 때, 조합원의 신뢰도 자본주의적인 영리도 얻지 못한 것이다.







DZ Bank

반면 성공적인 케이스도 존재한다. 특히 독일의 최대 상업은행인 DZ방크는 독일 협동조합의 연합체로서 도이체방크로 대표되는 상업은행이나 저축은행보다 훨씬 더 활성화 되어있다. 전체 자산규모로도 대형은행과 비견될 정도이며, 여신의 17%, 수신의 18%, 주택예금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의 협동조합은행은 지역에 뿌리를 두고 조합원과 말착된 활동에 전담하고, 국제 자본시장과는 거리를 둠으로써 금융위기에도 별 큰 영향을 받지 않았고 금융기관으로서의 신뢰도 지킬 수 있었다.







국제 협동조합 연맹(ICA)에서는 지난 1995년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선언(Statement on the Co-operative identity)을 다음과 같이 주창하였다.

▶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관리

▶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 자율과 독립

▶ 교육, 훈련 및 정보제공

▶ 협동조합간 협동

▶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협동조합은 자율적으로 설립되고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이때야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기의 협동조합이 초기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태어났 듯이 현재의 협동조합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약탈적 경쟁 체제에 대한 대안으로써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대안 혹은 안전판으로 자신의 역할을 정립하고 안착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이는 제도의 개선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으로서 원리와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그 구성원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기꺼이 수행하고, 금전적 이익이 아닌 “상호부조”의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을 때에 가능할 것이다.


[참고자료]

지금은 협동조합 설립열풍… 하지만 현실은?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41903 )

자의반 타의 반 선택, ‘한국적 협동조합’의 과제는?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5901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D%98%91%EB%8F%99%EC%A1%B0%ED%95%A9)

협동조합, 한국 사회적 기업 진흥원, (www.coop.go.kr)

나무위키(https://namu.wiki/w/%ED%98%91%EB%8F%99%EC%A1%B0%ED%95%A9)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협동조합 이해촉진, Euricse 회의보고서,

28인의 선구자, 홀리요크 ‘로치데일 공정선구자협동조합 역사와 사람들’ 뉴시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1224_0012615755&cID=10205&pID=10200)

몬드라곤 뿌리, 파고르 파산의 교훈은?,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2611)

로치데일 협동조합 동영상

https://youtu.be/hUHnIti-5Wc

[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빵집보다 흔한게 조합은행… 지역경제 주도적 역할, 국민일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719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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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준

정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