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준의 블로그

NeotopiaHow can data bridge social divides? -⑤

2017.07.31 14:52

얼마전,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를 볼 기회가 있었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프랑스 덩케르크에서 영국으로 일보 후퇴하는 연합군의 이야기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영국 공군 파일럿으로 나온 톰 하디의 연기도 인상깊었던 영화였다. 이 영화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시대 배경과 연관이 있었던 연구 케이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해군연구소(the Center for Naval Analyses)에서는 자국의 전투기가 교전 중 격추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전장에서 돌아온 전투기들의 외상을 분석하여 피탄에 취약한 부분을 분석하고 이 취약 부분을 보강하는 계획을 세웠다.분석 결과 기체의 외부 상처는 대부분 날개와 꼬리날개 부분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분석이 끝나고 당연히 해당하는 취약한 날개와 꼬리날개 부분에 피탄을 막기 위한 추가 방어 장갑을 설치하려 하는데, 분석작업에 참여했던 Abraham Wald라는 통계학자가 날개와 꼬리날개가 아니라 조종석과 엔진 부분을 집중 보완해야 한다는 뜬금없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Abraham Wald의 분석에 의하면 비행기의 각 부분들이 적탄에 손상을 입을 확률이 비슷한데, 조종석과 엔진 부분에 총탄의 흔적이 없다는 것은 그 부분이 적탄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치명적인 외상을 입고 추락하여 아군의 기지로 복귀하지 못했다는 증거라는 것이었다. 만약 이 예리한 통계학자가 아니었다면, 편향된 데이터 분석으로 쓸데없는 곳에 두꺼운 장갑을 덧 댈 뻔 했던 이 사건은 ‘생존자 편향의 오류 (survivorship bias)’라는 이론이 만들어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집단간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이런 편향적인 사고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편향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의 폭을 좁히고 차선(sub-optimal)의 선택은 고사하고 아주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현실세계에서도 이러한 ‘생존자 편향의 오류’ 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집단들이 서로 갈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집단이 자신들이 유리한 사례와 증거만 제시하고 공통점만 추려서 성급하게 일반화를 한다던가, 소위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집단을 지지한다, 그러니 여러분도 우리를 지지하라는 식의 조언들 모두 이런 오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집단간 갈등에서 그들이 주장하는 기존의 성공한 사례와 이론들을 분석하면 그들의 독특한 ‘성공 패턴’이 보이고, 마찬가지로 실패한 사례와 이론들을 보면 실패에 기인한 공통된 문제점들이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가끔씩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친 이유가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친환경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환경을 개선 시킬 수 있었던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칭송 받는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친환경 관련 적정 기술이 예산을 낭비하고, 정부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는데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고 지적 받기도 한다. 더 넓고 편향되지 않은 데이터와 분석이 있다면 성공의 원동력은 빠른 사회의 성장 그 자체가 아닌, 그 성장의 시점을 파악하고, 그 때 사회를 엄습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신속히 식별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 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 특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능동적인 사고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떤 분야에서 유명하거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하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왜 그럴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예들 들어 ‘전기차는 무조건 시장이 확대되어야 한다.’ 라는 주장이 있다면, 왜 확대되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전기차 사업의 성공을 정의하는 잣대가 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주어진 주장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팩트를 체크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언론에서 ‘스토리텔링’의 용이함을 목적으로 일반화해버린 이야기들의 behind story 파악 등은 연구에 있어서 편향적인 사고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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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준

윤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