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topia인류의 화합을 위한 도시 : 오르빌

2017.07.03 03:17
위치


인도의 퐁디셰리 근처에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려고 시도를 하는 이상주의적인 공동체가 존재한다.

이들은 전세계의 남녀가 종교와 정치, 국적을 초월하여 평화와 진보의 조화속에서 살 수 있는 국제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실험하고 있다.


인류화합의 실험을 위한 국제 도시에 대한 구상은 인도의 요기(요가수행자)인 스리 오로빈도(Sri Aurobindo)에 의해서 제안되었고, “마더”로 알려진 프랑스인 미라 알파사(Mirra Alfassa)가 “오로빌(Auroville)”이라는 명칭을 제안하였다. 오로빌이라는 이름은 ‘동트는 새벽’(프랑스어 aurore에서 따온 단어)에 마을을 의미하는 Ville이 합쳐진 것이다.때문에, 오로빌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던 프랑스 68혁명 세대의 일부가 인도의 정신적 풍토와 만나게 되어 만들어진 이상향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오로빌 마을 전경





1968년에 넓이 25㎢의 땅에 세워진 오로빌(Auroville)에는 50여개국 출신의 2,500여명의 오로빌리언(Aurovillian)이 살아가고 있다. 방문객은 더 많다. 하루 평균 3000명, 많을 때는 7000명의 자원봉사자나 게스트가 오로빌을 방문한다.

Aurovillian


1965년 선언에서 “오로빌은 전세계의 남녀가 모든 종교, 정치, 국적을 초월하여 평화와 진보적인 조화속에서 살 수 있는 국제 도시가 되고자 합니다. 오로빌의 목적은 인류 화합의 실현입니다”라고 천명했다. 이듬해인 1966년 오로빌 구상은 인도정부에 의해 유네스코 전체회의에 상정되어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으며, 2년후인 1968년 2월 28일에 창립식을 가졌다. 국제사회도 이들의 활동을 후원했는데, 유네스코는 1966년부터 시작해 1968년, 1970년, 1983년 등 모두 4차례에 걸친 총회에서 ‘오로빌 프로젝트’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때문에 오로빌은 다른 공동체 프로젝트와는 달리 국제적으로 인정된 인류화합의 탐구센터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1988년 인도정부도 오로빌마을을 오로빌재단(Auroville Foundation)이 관장하는 특별자치구역으로 지정해 이들을 지원하였다.




방문객, 장/단기 자원봉사자외에 오르빌의 정식맴버가 되기위해서는 2년간 공동체에 봉사해야 한다. 이기간이 끝나면 정식으로 Aurovillian이 될 수 있다.

Aurovillian사이에서도 오로빌에는 세개의 구성체가 있는데 오로빌 지도 평의회(Governing Board), 국제 평의회(International Advisory Council), 그리고 18세 이상의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의회(Residents Assembly)가 그것이다.



하지만 오로빌에는 어떠한 형태의 ‘장(長)’이 없다. 학교, 공장, 농장 어디에도 대표가 없다.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자격에서 문제를 풀어나간다. 오로빌에서는 이름만으로 부르기 때문에 서로의 성(姓)도 모른다

오로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민총회의 풍경도 낯설다. 안건을 제안한 사람이 사회를 보고 의사결정은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된다.

오로빌의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만장일치제에 따른 의사결정의 지연이 오로빌의 발전 정체에 원인이 된다는 인식아래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아직 이들은 만장일치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주민은 투표도입에 대한 거부감을 이렇게 설명했다.

“투표는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소수의 마음 속에 미움이 싹트고 이것이 단단해지면 폭력으로 나타난다. 단적인 예가 9·11 테러다. 신속과 효율, 발전과 같은 가치는 서구식 실용주의에 입각해 있다. 무엇을 결정하는 것보다 어떻게 결정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다.”

이들은 직접 민주주의와 만장일치라는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다.




오로빌 주민들은 무엇을 하고 살아갈까?

오로빌 주민들은 하루 6시간, 1주일에 36시간 일하고, 일의 종류와 상관없이 월 1만루피(약 17만원) 정도의 생활유지비를 받는다.

명심 할 것은 이 돈이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기본소득 개념으로 주어진다는 점이다. 많은 일을 한다고 해서 더 주어지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 별도의 소득이 있는 주민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원래 오로빌이 들어선 자리는 평원지대였으나, 산림 벌목으로 인해 사막화가 진전된 상태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다시 나무를 심어 숲을 재건했고, 무공해 적정기술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이용하여 도시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이 도시에서는 유기농법과 환경친화적 적정기술 연구, 대체의학, 에너지 재활용, 토양과 수자원 보존, 내면교육 등 다양한 실험이 전개되고 있지만, 정작 오로빌의 주민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한다. 누구에게도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기술이나 지식이 부족하면 서로 서로 가르쳐준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사 취사 전기공급 전화 도로보수 의료 의복 미용 등 공동체의 필수기능이 마비되지 않고 유지된다.


이들은 공동체의 유지에 다 함께 기여하면서도 각자 다양한 일과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는 점심, 의료서비스, 교육 등이 무료로 제공되며, 집수리 같은 비용도 공동체에서 부담한다. 구성원은 이러한 대가를 다시 자신의 노동이나 기부로 공동체에게 돌려준다.

이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돈이 아닌 사회적 관계망을 바탕으로 서로 필요한 만큼 주고받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오로빌은 아직 자급자족을 이루지는 못했다. 오로빌은 필요한 는 과일의 80%, 야채 20%, 곡식 10%밖에 자급하지 못한다.

오히려, 유엔, 유럽연합(EU),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각국이 매년 400만달러(약 52억원)에 가까운 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오로빌이 자체 생산하는 수익은 약 100만달러에 불과한 상태라고 한다. 즉, 아직 자립도는 1/5에 불과한 형편이다.

하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체 에너지를 꾸준히 개발하여 에너지 자립을 이루었으며, 이 결과 오로빌리언들은 무상으로 전기를 쓰고 있다. 외부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천천히 자립을 위한 한발짝을 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는 이들의 성과가 그리 위대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사막화된 땅에 사람이 들어와 50년 만에 푸른 녹지를 재생하고 음식과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도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었다면, 그 다음 50년이 지난 후에는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유기농법, 적정기술, 수자원 보호 등 다양한 실험들이 차근차근 성과를 낸다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치 않은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이다.




허혜정 오로빌 코리언 파빌리언 코디네이터는 한 인터뷰에서,

“에너지의 자립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자본이 지배하지 않는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왔기 때문이다…(중략) …가장 필요한 것들이 무상으로 공급돼 돈의 가치가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사회. 그런 비전 아래서 나머지 친환경, 대안교육 등이 삶의 내용으로 실천으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유기성에 주목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그들은 자본을 투자해 빠르게 성과를 내기 보다는 자신의 이상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발전해 나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많은 공동체 들이 저마다의 숭고한 이상을 품고 신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설립되곤 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그 꿈을 길게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오로리안들은 50년간 초심을 잃지 않고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그 발전 과정에서 조화와 공존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에 대한 정신적 대안의 가능성을 조금씩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지난 50년의 실험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의 50년도 응원해 본다.


[참고문헌]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5104...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

http://news.donga.com/3/all/20020707/7840230/1#csi...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110...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

www.auroville.org 한국어 안내문 (http://www.auroville.org/system/file_attachment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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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준

정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