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topia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혁신을 시작할 때

2017.06.17 00:07

누구나 도시에 산다면 한 번쯤은 높은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떠나 물 맑고 공기 좋은 농촌으로 귀농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집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직접 유기농 채소를 재배해먹기도 하고 도시와 가까운 인근 농가에 작은 텃밭을 꾸려 주말마다 농사를 짓는 도시 농부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도시 농업이 발달하는 이유로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도시의 생활환경 악화와 치열한 경쟁 속 도시 생활의 해방구로서 정서적인 여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양가적인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도시 농업의 확산은 이러한 이유 외에도 스마트 폰으로부터 불기 시작한 'Smart' 열풍이 농업 분야로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전통 농업 방식에 IoT,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다양한 융합 기술들을 적용한 스마트팜(Smart Farm)의 등장으로 최근 부각되고 있다.(이명훈, 71) 국제식량농업기구인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는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넘어가는 2050년부터는 지구촌 먹거리가 현저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Jim Rogers)는 식량난과 기후변화 때문에 갈수록 식량 생산 사업이 유망해 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2014년,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인터스텔라’ 역시 극심한 환경파괴와 식량부족이 도래한 미래의 지구 모습을 조명하였다. 식량고갈에 치닫는 세계는 문명이 쇠퇴한 농업사회로 회귀되고 정부와 경제도 붕괴되기에 이른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식량자급률은 50.2%, 곡물자급률은 23.8%로 식량의 해외 의존도는 위험 수위를 넘어선 실정으로 국내의 경우 미래 식량 대비를 위한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양곡자급률 현황, 2015)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Newark)시에 위치한 한 중학교는 학생 식당 한쪽에 케일, 허브 등 녹색 채소를 재배하는 ‘수직 농장’이 세워져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 농업 스타트업이자 세계 최대의 수직 농장을 보유하고 있는 ‘에어로팜(Aero Farms)’에서 관리하는 수직 농장이다. 이곳에는 7층 높이의 선반이 약 10m 정도 높이로 쌓아 올려 있다. 에어로팜은 컴퓨터를 통해 LED 빛이나 영양소, 물의 양 등 식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요소들을 매우 세밀하게 조절한다. 에어로팜 본사는 뉴어크 지역 중에서도 실업률이 높은 낙후된 변두리 동네에 자리를 잡아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창업 이후 우수한 전문 인력들이 합류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식물학과 영양학, 생물학, 미생물학은 물론 전자공학, 기계공학, 인공지능(AI) 기술 보유 전문가까지 협업하여 다양한 최첨단 전문 분야들의 융·복합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농장과 달리 에어로팜은 최고과학책임자(CSO)를 두고 있을 만큼 기술을 중시한다.


이처럼 우수한 인재들이 에어로팜과 같은 농업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방영된 KBS1 TV 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는 농사 짓는 요리사의 시각으로 바라 본 농업의 재발견, 바로 스마트 농업을 조명했다.(2017.05.26.) 《명견만리》 프로그램은 한국사회와 지구촌이 직면한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렉처멘터리(Lecture+Documentary) 프로그램으로서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부터 가장 트랜드한 이슈 또는 시사 주제를 다루는 한국 버전의 TED 강연으로 볼 수 있다. 직접 키운 농작물로 요리를 하는 요리사 샘 킴이 발표자로 ‘농업의 혁신’에 대해 강연을 했다. 서양에서는 이미 오랜 시간 논의되어온 도시 농업, 스마트 농업을 다룬 주제로서 주제적인 면에서 다소 신선함은 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안타깝게도 아직 미국과 같이 농업 관련 스타트업 회사가 각광받거나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명견만리》의 ‘미래참여단’ 청년 대표는 한국에서의 농부에 대한 시선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지적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흔히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농부라고 하면 여전히 직업적으로 천대받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나라 농민의 연평균 소득은 1,126만 원으로서 일반적인 근로자의 평균 소득인 3,281만 원에 비하면 약 1/3 수준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소득과 불평등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웬만한 용기와 결단력을 가진 열정적인 청년이 아닌 이상 농업이라는 세계에 발을 디디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자연스럽게 찾아온 농촌 고령화 현상과 더불어 지구온난화, FTA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상황들에 직면해 우리나라의 농업은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존의 전통 농업 방식과 최첨단 기술 융합을 통해 혁신을 이끌 청년 세대 유인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카이스트 08학번 기계공학 졸업생과 산업디자인학 졸업생 공동 대표가 2013년 설립한 만나씨이에이(MannaCEA)는 첨단 기계 제어 시스템과 수경재배 방식을 융합한 국내 최대 ICT 농업 벤처 회사법인이다. 이들은 양어수경재배로 키운 신선한 채소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고 있다. 만나씨이에이는 ‘만나(Manna)'와 ’CEA(Control Environment Agriculture)'의 합성어로, ‘만나’는 성경 속 굶주림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음식을 의미하며 ‘CEA’는 환경 제어 농업을 뜻한다. 만나씨이에이가 일반 수경 재배와 차별화된 점은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라고 불리는 양어 수경 재배로 채소를 기른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환경에 최대한 부담을 덜 주고 일정한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수경 재배와 물고기 양식을 결합한 형태이다.



[그림 1] ① 뿌리가 그대로 살아 있는 채소를 포장해 매달 정기 배송 서비스를 진행한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필요한 만큼 채소를 잘라서 먹을 수 있다.

② 양어 수경 재배의 핵심은 물고기 양식이다. 유리온실 내에 있는 수조에서 역도미를 기르고 그 배설물을 양분으로 활용한다.

철분을 비롯한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까만빛을 띤다. (출처: 만나씨이에이 공식 홈페이지 http://www.mannacea.com)


만나씨이에이는 아래 [그림 2] 와 같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시스템을 구축하여 최적의 조건에서 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이산화탄소, 광원, 배양액, 온도와 습도 등을 모두 제어하는 제어기를 개발했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광원 시스템 기술 덕분에 수경재배를 위한 시설투자비도 줄일 수 있었다. 만나씨이에이는 총 15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고, 등록된 특허는 10개나 된다.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만나씨이에이의 최대 장점이다.



[그림 2] 아쿠아포닉스 농법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 구축


이러한 시스템으로 운용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존의 농업 시설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해 현대화하는 방법과 함께 기계, 전자, 건축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우수 인재들이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농장의 모든 핵심 설비를 자체 설계하고 개발하여 설비 단가를 효율적으로 대폭 낮추었다. 이외에도 농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농산물 유통을 해결해보고자 농장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좋은 채소를 매주 정기 배송하는 ‘만나박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만나박스'에 담긴 채소들은 뿌리채 배송되기 때문에 저장 기간이 길어 1주일 내내 신선한 채소를 맛볼 수 있다. 만나씨이에이는 고령화와 저성장 시대,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대안을 제시한 스마트 팜 스타트업, 농업 벤처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 로봇기술, 드론, 3D 프린터 등 최첨단 융합 기술에 비교적 쉽고 빠르게 적응하는 청년 세대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에 있어서도 역시 기술 역량을 가진 재능 있는 청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술의 융합화, 창업이 핵심 자원이 될 것이다. 농업 분야의 혁신을 위해 다음과 같은 ‘미래참여단’ 청년 대표의 질문을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이렇게 중요한 미래가치를 가지는 농업에 직접 뛰어드는 젊은이들은 왜 그토록 찾아보기 힘들까?”, “왜 농업은 가난하고, 열악하고, 힘들다는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걸까?” 그에 대한 답변으로 장·단기적 방안을 통해 이제는 해결해야 할 때가 되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부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새롭게 이루어져야하고 단기적으로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청년 지원 정책과 인력 양성 교육이 필요하다.


[그림 3] 2017년 4월 기준 청년실업률 및 청년실업자 추이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9.2%(9만 9000명) 증가하여 실업자 수가 총 117만 4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청년 실업률에 대한 보도 기사에 여러 네티즌으로부터 “직업에 귀천이 없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앞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응들이 보인다. 최근 요리사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급격히 이루어진 모습을 몸소 체험한다. 홍기운 진로 교육 전문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학생들의 선호 직업 10위 안에는 요리사, 연구원, 사회복지사 등이 등장하는 등 직업 인식이 점점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외식 산업은 현재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서비스 산업 중 하나로 창업 유망사업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전문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인식 개선에 미치는 미디어와 문화, 예술의 영향력은 막중하다. 농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문화, 예술, 미디어로부터의 잦은 노출과 관심, 언급을 통해 급격한 인식 개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청년이 자기 주도적으로 농업이라는 분야에 뛰어들도록 하기 위해서는 농부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개선은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할 필수 과제이다.


둘째로, 스마트 농업 창업에 꿈을 품은 청년들에게 정부차원에서의 재정적 지원 및 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 동시에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농업 분야에 종사하며 노련한 경험과 기술을 습득한 농민과 최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청년이 서로의 재능을 교류해야 하는 시기에 와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IDEO 회사는 독일 기업인 라르스 힌리히스(Lars Hinrichs)가 새롭게 만든 초기 투자 회사인 HackFWD를 위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HackFWD가 회사 웹 사이트에 공개한 ‘별난 동의서(geek agreement)’의 일부로서, 기업가 지망생들이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계속 밀어붙여 시장화와 수익성 창출에 한 걸음씩 접근하는 한, 1년 동안 기존 직장에서 받던 월급만큼의 돈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에겐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멘토링 기회도 주어졌다. 현재 정부차원에서도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창출’, ‘스마트 농정 기반구축’ 등의 사업들을 통해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정승권, 76) 농업IT융합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 사업도 중요하지만 농업 스타트업 창업자 및 도전자들에게 1년 동안 적정 수입을 보장해주면서 멘토링 프로그램, 교육을 제공해주는 지원이 활성화된다면 보다 많은 청년들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D. Kelley, 77)


결론적으로 스마트 농업은 적은 비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많이 생산해 낼 수 있으니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이명훈, 71) 일자리 창출에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에어로팜의 오시마(Oshima) CMO는 “현재 에어로팜은 미국 내에서도 실업률이 높은 낙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자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식물공장은 전통적인 관점이 아니라 ‘과학’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인력 양성과 교육’이 필수이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지금이 바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혁신을 준비할 때이다. 혁신을 주도할 스마트 농업인 육성을 위해 단기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청년 지원 정책 및 제도가, 그리고 장기적으로 문화, 예술, 미디어를 통한 인식 개선이 총체적으로 일어나야 할 것이다. 미국의 사례처럼 어릴 때부터 농업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스마트 농법을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도 미래를 주도할 청소년 및 청년 세대가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첨단 기술을 융합화할 수 있는 ‘농업의 미래 세대’로 자랄 수 있도록 인력 육성 교육에 주도면밀한 계획을 통해 개혁을 이루어야할 것이다.


참고문헌

이명훈, & 여현. (2015).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팜 단계별 분석. 한국통신학회 학술대회논문집, 71-72.

정승권, & 강현중. (2014). 지능형 경작관리를 위한 스마트팜 (Smart-Farm) 기술 개발. 한국수자원학회지 물과미래, 47(2), 76-80.

Kelley, D., & Kelley, T. (2013). Creative confidence: Unleashing the creative potential within us all. Crown Pub.: (2014). 유쾌한 크리에이티브, 박종성 역, 서울: 청림출판.



글/아트센터 나비 학예팀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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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