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hong Kim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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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Data driven city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

2017.05.26 17:23



Wired 매거진의 크리스 앤더슨이 2008년에 작성한 ‘이론의 종말(The End of Theory: the data deluge makes the scientific method obsolete)’은 데이터의 역할이 과학자들의 이론을 입증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로부터 새로운 이론 생산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의 주장이 맞았다. 가설을 세우고 변수를 줄여가며 정답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인간의 직관적 해석과 노력은 빅데이터가 끊임없이 던져주는 수많은 상관관계 앞에 하염없이 작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과학계나 일부 첨단기술기반의 기업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 기업은 물론 학계와 정부기관에서도 빅데이터의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디자인, 예술, 서비스업 등 창의력, 아름다움, 인간의 감정과 연관된 분야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바야흐로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데이터 시대에 도시는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현대도시는 센서, 감시카메라, IoT 네트워크로 연결된 거대한 인터페이스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민들, 멈추지 않는 소비와 생산 등 모든 일상이 데이터로 치환되어 기록되어진다. 데이터가 새로운 기름(New oil)라면 도시는 기름을 쏟아내는 유전과 같다. IBM, 시스코, 구글 심지어 페이스북까지 스마트도시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러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나아가 마치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환경을 새롭게 만들었던 것처럼 기업이 환경에 적응하던 '적자생존(fitness of survival)' 전략에서 벗어나 도시를 기업환경으로 재창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의도가 어찌되었던 기업 주도로 이루어지는 Data driven city의 결과는 고무적이다. IBM의 ‘스마터 시티 챌린지(Smarter Cities Challenge)’ 프로그램은 도시 거주인원이 계속해서 줄어듦에 따라 빈 주거용 부동산이 증가하여 도시가 황폐해지는 시러큐스(Syracuse)의 문제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택지 규모가 좁은 주거지일수록 황폐화될 가능성이 높고, 여성보다는 남성 실직자가 주택을 버리는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도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하여 이를 기반으로 도시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는 독일의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프로젝트가 있다. SAP는 통합적인 기술 솔루션 프로그램 ‘SAP 미래 도시 프로그램’을 통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에 빗물 배수관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 처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3일 동안의 폭우에도 침수피해 0건, 민원 처리 대응 지수가 80 퍼센트나 향상되는 드라마틱한 성과를 이루었다.


그렇다면 데이터가 이끄는 대로 도시를 개발하고 우리의 일상 데이터를 서비스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제공하면 우리는 더 나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데이터를 통해 도시는 더 살기 좋아 질 수 있을까?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에서 우리는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데이터는 숫자이다. 숫자에 대한 깊은 신뢰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와, 득표수에 따라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를 가능케 했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숫자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는 종종 숫자가 언제나 객관적이고 절대적이라는 착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Data driven city의 맹점은 객관적/주관적 데이터에 대한 혼동에서 온다고 생각된다. 간단히 말하면 숫자 정보로 치환 된 주관적 의견을 객관적 데이터로 신뢰하는 오류다. 도시 설계나 도시디자인은 모든 시민을 아우르는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빅데이터 분석은 일정 부분 도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 분석이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이라고 우리는 확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숫자를 맹신하기 전에 의심을 해봐야 한다.


Data driven city에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도메인에 대한 사전 지식이다. 도메인에 대한 사전 지식은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살기 좋은 도시, 회복력이 있는 도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전 지식은 물론 인문학, 사회심리학 등 사회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데이터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분석을 통한 결과값이나 패턴을 보여준다. 그 분석에서 필요한 부분을 선별하는 기준은 도메인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진 인간의 몫이다. 인간은 빅데이터의 분석에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는 인간의 직관을 비웃기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도시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도시 구조를 그대로 모방한 Master plan 기반의 도시개발로 인한 실패를 경험했다. Data driven city 또한 빅데이터의 분석만 맹신하고 지역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부재한 상태로 진행된다면 대한민국은 또 다른 실패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비미래연구소에서 진행하는 Shaping space for humanity with data 프로젝트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과 융합으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더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실험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쫒는 도시 디자인이 아닌 Humanity라는 가치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지혜롭게 활용하여 더 인간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향성을 탐구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image source : medi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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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ong Kim